
요즘 들어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현관문을 열자마자 두 살 된 첫째 아들이 달려와 “아빠!” 하고 외치는 소리가 그렇게 반갑고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짠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안방에서는 이제 갓 3주 된 둘째가 조그맣게 울고 있다. 아내가 둘째를 달래느라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웃음과 동시에 미안함이 밀려온다.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책임감이 뿌리 깊게 자리 잡는다.
솔직히 말하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제일 먼저 드는 걱정은 돈이다. 육아용품부터 아이들 교육, 병원비에다 갑자기 생길지도 모르는 예상치 못한 지출까지, 언제 어떻게 큰돈이 훅 빠져나갈지 모르는 현실이라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매달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때면 ‘이게 아빠로서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한다.
또 다른 고민은 체력이다. 2살 첫째 아이는 이미 걸어 다니고 말을 제법 하기 시작해서 여기저기 호기심도 많고, 가끔은 장난도 심하다. 눈 한 번 깜박하면 다른 곳으로 달려가거나, ‘왜?’라고 물으며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한다. 이제 막 태어난 둘째를 돌보느라 잠은 짧게 밖에 못 자는데, 하루 종일 아이와 놀고 살림을 돕고 일까지 하려니 몸이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체력이 떨어져서 가끔 짜증이 올라올 때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마음이 초조하고 속상해진다.
그렇다고 마냥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결국 뭔가를 해보자 결심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블로그 부업’이였다. 사실 예전부터 글 쓰는 거에 관심이 많았다. 아이들을 키우며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 하루 일과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행복들을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근데 솔직히 그동안은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바쁘다는 핑계로 시작을 미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업무가 끝난 늦은 밤 집에 들어와 또다시 아들 둘의 잠투정에 정신이 없던 차에, 문득 ‘이제는 정말 해봐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작은 수익이라도 꾸준히 나면 분유값이나 기저귀값 정도는 보탤 수 있을 테고, 무엇보다 힘들어서 지치는 순간에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동기부여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주말 저녁, 애들 재우고 나면 잠깐씩 시간을 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과의 추억, 아내와 함께 고민했던 이야기와 평소 관심을 가졌던 정보를 조금씩 풀어내다 보니 어느새 방문자 수도 조금씩 늘고, 글쓰기도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대단한 수익이 생긴 건 아니지만,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기니 내일이 조금은 덜 막막하게 느껴졌다.
아빠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건 늘 긴장감과 책임감이 공존하는 일인 것 같다.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조금씩 시도해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뿌듯함도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걱정과 고민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두 아이의 해맑은 웃음 소리를 생각하면 결국 ‘잘해내야지’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아빠라는 무게가 참으로 무겁다고 느낄 때, 그럼에도 함께 버티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공감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직접 느끼고 있다. 분명 언젠가, 지금의 노력이 웃음으로 바뀌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그날까지 저는 또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 ‘아빠’라는 이름의 책임을 지고, 소소한 글쓰기를 곁에 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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