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아내가 없으니, 마치 조련사 없이 야생의 짐승과 단둘이 사는 기분이었다.거실을 정리하고 돌아서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 있다.장난감들은 언제 치웠냐는 듯이 제자리를 찾았고, 바닥에는 과자 부스러기가 산처럼 쌓였다.과자를 달라고 한다. 조금만 늦으면, "아빠!" "아빠!!" 하이톤의 외침이 내 고막을 위협한다. 이 작은 존재가 이렇게 큰 소리를 낼 줄은 정말 몰랐다. 자신이 고양이인 줄 아는지, 빈 종이상자만 보면 쏙 들어간다. 꺼내주면 다시 들어가고, 또 들어간다. (그냥 거기서 살아라...) 교육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너무 힘들다. 하지만 두 마디로 겨우 표현하는 어눌한 말을 하나하나 추측해 가며 정답을 찾아줄 때, 그 방긋 웃는 얼굴을 보면 모든 힘듦이 사라진다. 이제 정말 ..